프롤로그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성수품은 18만3000톤이다.

평소보다 약 1.6배 많다.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예산은 103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일부 품목은 최대 40~50% 할인한다. 전통시장에서는 농축산물과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도 각각 300개 시장으로 확대된다.

숫자만 보면 추석 장바구니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부가 18만3000톤을 공급한다고 모든 시장과 마트의 가격이 같은 비율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할인율 50%도 모든 상품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정책은 ‘전국 모든 가격을 낮추는 정책’이라기보다 특정 성수품의 공급 부족을 완화하고, 정부 지원이 적용되는 판매처에서 소비자의 구매비용을 직접 낮춰주는 정책에 가깝다.

그래서 소비자는 총예산보다 어떤 품목을 어디에서 사느냐를 확인하는 편이 훨씬 실용적이다.

목차

  1. 성수품 18만3000톤은 평소 공급량과 얼마나 다른가
  2. 할인예산 1030억원이 소비자가격으로 전달되는 방식
  3. 최대 50%라는 숫자는 모든 상품에 적용되는 할인이 아니다
  4.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활용하면 체감가격이 달라진다
  5. 공급을 늘려도 기상과 산지가격이 오르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6. 소상공인에게는 43조4000억원 명절자금이 더 중요한 숫자다
  7. 추석 전에는 가격보다 품목별 수급과 실제 할인처를 확인해야 한다

 

1. 성수품 18만3000톤은 평소 공급량과 얼마나 다른가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19대 주요 성수품을 18만3000톤 공급하기로 했다.

평상시 공급량의 약 1.6배다.

품목별 차이는 더 크다.

채소류는 약 1만8000톤으로 평시의 1.9배 수준, 과일류는 3만2000톤으로 평시보다 세 배 이상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왜 추석마다 정부가 이렇게 공급량을 늘릴까.

명절에는 수요가 짧은 기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평소 하루 100이 팔리던 상품이 명절 직전 150이나 200까지 갑자기 늘어나면 공급이 그대로인 상태에서는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농산물은 공산품처럼 주문을 받자마자 생산량을 늘릴 수 없다.

배추는 오늘 가격이 올랐다고 내일 공장에서 더 만들어낼 수 없다.

과일도 수확시기가 정해져 있다.

정부 비축물량이나 농협 등 계약물량을 명절 직전에 집중적으로 풀어 가격상승 압력을 낮추는 이유다.

18만3000톤이라는 숫자는 작년보다 몇 톤 많다는 의미보다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평소보다 60% 정도 많은 물량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 할인예산 1030억원이 소비자가격으로 전달되는 방식

이번 대책에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예산 1030억원이 들어간다.

이 돈을 모든 국민에게 현금으로 나눠주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지정한 할인행사에 재정을 투입하고 유통업체·생산자 등의 할인과 결합해 소비자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정상가격이 4만원인 농산물 세트에 정부지원과 유통업체 자체할인이 합쳐져 30% 할인이 적용된다면 소비자는 2만8000원에 살 수 있다.

40%면 2만4000원이다.

5만원 상품의 40%는 2만원 차이다.

명절에 여러 품목을 구입하는 가정에서는 몇 만원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조건이 있다.

할인 대상 품목과 판매처, 구매한도가 정해질 수 있다.

정부 지원금이 소진되면 행사가 끝날 수도 있다.

따라서 “농축수산물 50% 할인”이라는 제목만 보고 어떤 마트에서 아무 식재료나 절반값에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3. 최대 50%라는 숫자는 모든 상품에 적용되는 할인이 아니다

정부는 주요 농축수산물을 최대 40~50% 할인한다고 밝혔다. 명태와 고등어 등 수산물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최대’다.

최대 50%는 모든 상품의 기본 할인율이 50%라는 뜻이 아니다.

상품과 판매처, 정부지원 비율, 유통업체 추가할인 여부에 따라 실제 할인폭은 달라질 수 있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마트의 행사 조건도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은 다음처럼 계산해야 한다.

정상 판매가격

→ 판매처 자체 할인

→ 정부지원 할인

→ 온누리상품권 환급 등 추가혜택

이 순서가 모두 적용될 수 있는지는 행사별로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비교할 기준도 필요하다.

4만원에서 30% 할인된 상품보다 처음부터 2만6000원에 판매하는 다른 시장 상품이 더 쌀 수 있다.

할인율보다 최종 결제금액을 비교하는 편이 낫다.

 

4.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활용하면 체감가격이 달라진다

이번 대책에는 농축산물과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각각 300개 전통시장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통시장 환급은 대형마트 할인과 방식이 다르다.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한 뒤 영수증을 제출하면 온누리상품권 등으로 일부 금액을 되돌려받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전에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해당 시장이 행사 대상인지.

둘째, 어떤 품목이 포함되는지.

셋째, 구매금액별 환급한도가 얼마인지.

같은 10만원을 써도 행사 대상 품목이 아니면 환급을 못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차례상이나 가족식사에 필요한 품목을 계획해서 구매하면 마트 단순 할인보다 체감 혜택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정책을 생활비 절감으로 연결하려면 “정책이 있다”는 사실보다 내가 이용할 수 있는 판매처를 찾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5. 공급을 늘려도 기상과 산지가격이 오르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정부가 공급량을 늘렸다고 해서 가격이 반드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농산물 가격에는 날씨 영향이 크다.

폭염.

집중호우.

태풍.

병충해.

이런 문제가 생산량을 줄이면 정부가 비축물량을 풀어도 전체 부족분을 완전히 메우지 못할 수 있다.

축산물은 사료가격과 질병 문제도 영향을 준다.

수산물은 어획량과 유가, 환율까지 연결된다.

그래서 18만3000톤이라는 정책 공급량만 보고 추석 물가를 예측하기 어렵다.

효과를 판단하려면 실제 소비자가격을 봐야 한다.

사과 10개 가격.

배 한 상자 가격.

돼지고기 100g 가격.

고등어 한 손 가격.

이런 품목별 가격이 추석 1~2주 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

정부가 ‘역대 최대 공급’을 했는데도 가격이 오른다면 수요나 생산감소가 공급확대 효과보다 강하다는 뜻일 수 있다.

 

6. 소상공인에게는 43조4000억원 명절자금이 더 중요한 숫자다

이번 추석대책은 소비자 장바구니만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공급되는 명절자금은 대출과 보증 등을 합쳐 43조4000억원이다.

규모만 보면 1030억원 할인 예산보다 훨씬 크다.

물론 43조4000억원을 정부가 현금으로 나눠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금융기관 대출과 정책보증을 포함한 공급한도다.

명절 전에는 자영업자의 현금흐름이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다.

식재료를 평소보다 많이 사야 하는 음식점.

선물세트 재고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소매점.

직원 상여금이나 거래처 결제일이 몰리는 중소기업.

매출이 들어오기 전에 돈을 먼저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금리와 보증조건이 실질적인 비용이다.

43조원이 마련됐다는 기사보다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의 금리가 얼마인지, 기존 대출과 중복 가능한지, 보증료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해야 실제 도움이 된다.

 

7. 추석 전에는 가격보다 품목별 수급과 실제 할인처를 확인해야 한다

앞으로 확인할 첫 번째 숫자는 19대 성수품의 실제 소매가격이다.

공급정책의 성과는 공급량보다 최종 소비자가격으로 나타나야 한다.

두 번째는 사과·배·채소류의 산지 출하량이다.

세 번째는 할인예산 소진 속도다.

행사 후반에 예산이 부족해지면 실제 체감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

네 번째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참여시장 목록과 한도다.

다섯 번째는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기간이다.

정부는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가족 이동계획이 있다면 장보기 할인과는 별도의 직접적인 생활비 절감요소다.

 

결론

올해 추석대책의 숫자는 크다.

성수품 18만3000톤.

평소의 1.6배.

할인지원 1030억원.

농축수산물 최대 40~50%.

소상공인·중소기업 명절자금 43조4000억원.

하지만 정책 숫자가 크다는 것과 모든 소비자의 장바구니가 같은 비율로 싸진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실제 체감혜택은 품목과 판매처, 구매시기, 환급행사 참여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추석 장을 볼 예정이라면 ‘50% 할인’이라는 문구보다 정상가격과 최종 결제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부정책의 성과 역시 18만3000톤을 공급했다는 사실보다 실제 사과·배·고기·수산물 가격이 명절 직전 얼마나 안정되는지를 통해 평가해야 한다.

이번 추석대책에서 소비자가 기억할 숫자는 1030억원보다 내가 실제 계산대에서 얼마를 덜 내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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