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배달앱에 입점한 식당에는 ‘가게 소개’나 ‘사장님 공지’ 공간이 있다.

당연히 점주가 자신의 가게 정보를 자유롭게 적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10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일부 공지·소개 영역에서 ‘수수료’, ‘전화주문’, 공공배달앱 ‘땡겨요’ 등의 단어 사용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문포장 고객에게 추가 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자체 할인행사를 한다는 내용까지 게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배달앱 측은 가게 소개 영역의 목적과 업체 간 불필요한 경쟁·분쟁을 막기 위해 내부 가이드를 운영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뉴시스

아직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위법행위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논쟁의 핵심은 명확하다.

식당은 플랫폼에 입점한 독립 사업자인가.

아니면 플랫폼이 정한 방식 안에서만 소비자와 소통해야 하는 판매자인가.

배달시장이 커질수록 검색결과와 노출뿐 아니라 ‘무슨 말을 할 수 있느냐’까지 플랫폼 권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


목차

  1. 국감에서 문제 된 단어는 수수료·전화주문·경쟁 플랫폼명이었다
  2. 플랫폼이 금지어를 두는 것 자체가 항상 부당한 것은 아니다
  3. 문제는 금지어가 소비자의 ‘더 싼 주문방법’을 차단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4. 플랫폼은 거래장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소비자와 점주 사이의 관문이 됐다
  5. 금지어 목록이 대외비라면 점주가 규칙을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6. 해결책은 금지어 폐지보다 허용·제한 기준을 투명하게 만드는 데 있다

1. 국감에서 문제 된 단어는 수수료·전화주문·경쟁 플랫폼명이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핵심은 단어 몇 개였다.

‘수수료’.

‘전화주문’.

공공배달앱 ‘땡겨요’.

점주가 운영하는 소개·공지 공간에서 이런 표현이 제한된다는 지적이었다. 뉴시스

일부 점주가 방문포장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직접 할인행사를 하고 싶어도 공지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문제는 작은 기능처럼 보이지만 플랫폼 경제에서는 중요하다.

소비자가 식당을 알게 되는 첫 화면을 플랫폼이 통제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음식점 유리창에 “포장 2천원 할인”이라고 붙이면 끝났다.

지금은 주문 고객 상당수가 앱 안에서만 가게를 본다.

앱 공지에 쓰지 못하면 사실상 소비자에게 알릴 방법이 크게 줄어든다.

배달앱 사업자들은 해당 공간을 가게와 메뉴소개 목적으로 운영하며, 업체 사이의 불필요한 경쟁이나 분쟁 등을 고려해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뉴시스

양쪽 모두 일정한 논리가 있다.

그래서 핵심은 금지어가 존재하느냐보다 무엇을 보호하기 위한 제한인지다.


2. 플랫폼이 금지어를 두는 것 자체가 항상 부당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에는 일정한 표현 제한이 필요하다.

욕설.

불법광고.

허위정보.

다른 가게를 비방하는 표현은 제한할 수 있다.

전화번호를 무제한 올리게 하면 스팸이나 개인정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메뉴 소개란에 경쟁업체 비방글이 넘치면 소비자 경험도 나빠진다.

따라서 모든 금지어를 없애는 것이 답은 아니다.

플랫폼은 서비스를 운영할 권리가 있다.

문제는 제한 대상이 영업과 직접 연결되는 정상적인 정보까지 확대되는 경우다.

‘수수료’라는 단어만 입력해도 막히는 방식이라면 문맥과 무관하게 표현을 차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달 수수료가 없는 방문포장을 이용해 주세요”와 같은 소비자 정보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전화주문’도 마찬가지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앱 밖 거래를 유도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점주 입장에서는 기존 단골고객에게 정상적인 구매방법을 안내하는 것이다.

같은 행위가 보는 위치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해석된다.


3. 문제는 금지어가 소비자의 ‘더 싼 주문방법’을 차단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배달앱 주문에는 플랫폼 수수료와 결제·배달 관련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점주가 직접 포장 주문을 받으면 일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절약분을 소비자 할인으로 돌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앱 주문에서 점주가 주문 한 건당 총 3천원의 플랫폼·배달 관련 추가비용을 부담한다고 가정하자.

직접 포장은 이 비용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

점주가 2천원을 소비자에게 할인해도 1천원이 남을 수 있다.

소비자와 점주 모두 이익이다.

반대로 플랫폼 입장에서는 주문이 앱 밖으로 빠지면 매출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플랫폼에는 이른바 ‘오프플랫폼 거래’를 제한할 경제적 유인이 존재한다.

호텔예약 플랫폼이나 앱스토어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반복돼왔다.

사업자가 고객에게 더 싼 직접 구매방법을 안내하는 것을 플랫폼이 막아도 되는가라는 문제다.

이것은 단순 디자인 가이드가 아니라 경쟁정책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현재 배달앱 금지어 운영이 법적으로 불공정행위라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감에서 문제가 제기된 단계이며 공정위가 구체적 사실관계와 시장영향을 판단해야 한다. 뉴시스


4. 플랫폼은 거래장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소비자와 점주 사이의 관문이 됐다

배달앱 초기에는 플랫폼을 디지털 전단지처럼 볼 수 있었다.

가게 목록을 보여준다.

주문을 전달한다.

지금은 역할이 훨씬 크다.

검색순위를 정한다.

추천한다.

리뷰를 관리한다.

결제를 받는다.

배달원을 연결한다.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가게가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여줄지도 관리한다.

점주 입장에서는 상권의 ‘디지털 입구’를 플랫폼이 관리하는 셈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사업자는 운영규칙에 따르지 않기 어렵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협상력의 차이가 중요해진다.

수천 개 식당 가운데 한 점주가 플랫폼을 떠나도 플랫폼에는 큰 영향이 없다.

점주가 플랫폼을 떠나면 매출이 크게 줄 수 있다.

계약 당사자는 형식적으로 동등해도 실제 협상력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플랫폼 규제에서는 수수료 숫자뿐 아니라 검색노출과 계약조건, 데이터 접근, 소통 제한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5. 금지어 목록이 대외비라면 점주가 규칙을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국감에서는 금지어 운영 기준을 요청했지만 대외비를 이유로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시스

플랫폼 입장에서 모든 금칙어와 필터 알고리즘을 공개하기 어려운 이유는 있을 수 있다.

악성 사용자가 규칙을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를 금지해도 ‘010’을 다른 기호로 표현하는 식의 우회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점주에게조차 기본적인 운영기준이 불투명하다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어떤 공지가 허용되는지 모르고 여러 번 수정해야 한다.

갑자기 기존 문구가 막힌다.

플랫폼별 규칙이 다르면 직원교육도 어려워진다.

바람직한 방식은 금칙어 전체를 공개하는 것과 별개로 제한하는 행위의 범주와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경쟁앱 이름은 무조건 금지’인지.

‘다른 사업자를 비방하는 경우만 제한’인지.

‘전화주문 자체는 허용하지만 개인정보 노출만 제한’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6. 해결책은 금지어 폐지보다 허용·제한 기준을 투명하게 만드는 데 있다

규제를 단순하게 하면 “금지어를 없애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스팸과 사기, 상호비방 문제가 늘어날 수 있다.

더 현실적인 방법은 세 단계다.

첫째, 소비자에게 경제적 선택을 제공하는 정상적인 정보는 원칙적으로 허용한다.

예를 들어 방문포장 할인과 매장 이벤트 같은 정보다.

둘째, 제한이 필요한 경우 이유를 점주에게 즉시 보여준다.

“경쟁사명 사용 금지”보다 “제3자 서비스로 주문을 강제 유도하는 표현은 허용되지 않습니다”처럼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셋째, 이의제기 절차를 둔다.

자동필터가 정상 문구를 막았을 때 점주가 검토를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공정위가 볼 지표도 금지어 숫자만이 아니다.

금칙어 때문에 게시가 거절된 건수.

이의제기 후 복구율.

직접 포장 할인 안내 제한 여부.

플랫폼별 정책 차이가 중요하다.


결론

10월 12일 국정감사에서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플랫폼이 가게 소개·공지에서 ‘수수료’, ‘전화주문’, 경쟁 플랫폼명 등 특정 표현을 제한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플랫폼 측은 서비스 영역의 목적과 업체 간 분쟁 방지 등을 위한 운영 가이드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뉴시스

아직 위법성이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배달앱이 단순 중개서비스를 넘어 소비자와 점주 사이의 핵심 관문이 된 만큼 표현 제한이 실제 경쟁을 방해하는지 검토할 필요는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금지어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금지 기준과 소비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다.

플랫폼이 커질수록 진짜 시장지배력은 수수료율뿐 아니라 누가 소비자에게 어떤 말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힘에서도 나타난다.

 

핵심 키워드:

배달앱,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플랫폼 금지어, 전화주문, 배달 수수료, 소상공인, 공정거래위원회, 플랫폼 규제, 방문포장, 자영업

#배달앱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플랫폼 #소상공인 #자영업 #배달수수료 #전화주문 #방문포장 #공정거래위원회 #플랫폼규제 #생활경제 #온라인플랫폼 #소비자

+ Recent posts